대법원 2019. 5.
30. 선고 2015도863 판결
1.
판결의 요지
피고인이 인터넷 웹하드 사이트에 교복을 착용한 여자 아동․청소년이 남자와 성관계를 갖는 내용의 만화 동영상들을 게시하였다는 범죄사실로 공소가 제기된 사안임. 원심은 만화 동영상에 등장하는 표현물의 외관이 19세 미만으로 보이고, 극중 설정에서도 아동․청소년에 해당하는 표현물이 등장하여 성교 행위를 하는 점 등의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만화 동영상은 구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음. 대법원은 판시와 같은 법리를 전제로 원심의 판단을 수긍하고 피고인의 상고를 기각하였습니다.
구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2012. 12. 18. 법률 제11572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의 입법 목적과 개정 연혁, 표현물의 특징 등에 비추어 보면, 위 법률 제2조 제5호에서 말하는 ‘아동․청소년으로 인식될 수 있는 표현물’이란 사회 평균인의 시각에서 객관적으로 보아 명백하게 청소년으로 인식될 수 있는 표현물을 의미하고, 개별적인 사안에서 표현물이 나타내고 있는 인물의 외모와 신체발육에 대한 묘사, 음성 또는 말투, 복장, 상황 설정, 영상물의 배경이나 줄거리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2.
법원의 판단
가. (1) 구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2012. 12. 18. 법률 제11572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청소년성보호법′이라 한다) 제2조 제1호는 “아동․청소년은 19세 미만의 자를 말한다. 다만, 19세에 도달하는 해의 1월 1일을 맞이한 자는 제외한다.”라고 정하고, 제2조 제5호는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은 아동․청소년 또는 아동․청소년으로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나 표현물이 등장하여 제4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거나 그 밖의 성적 행위를 하는 내용을 표현하는 것으로서 필름․비디오물․게임물 또는 컴퓨터나 그 밖의 통신매체를 통한 화상․영상 등의 형태로 된 것을 말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위 제2조 제5호는 구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2011. 9. 15. 법률 제1104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과는 달리 실제로 아동․청소년이 등장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아동․청소년으로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나 표현물’이 등장하는 경우도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에 포함시켰다. 그 이유는 실제 아동․청소년이 등장하는지와 상관없이 아동․청소년이 성적 행위를 하는 것으로 묘사하는 각종 매체물의 시청이 아동․청소년을 상대로 한 성범죄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잠재적 성범죄로부터 아동․청소년을 보호하려는 데 있다(헌법재판소 2015. 6. 25. 선고 2013헌가17, 24, 2013헌바85 결정 등 참조).
그 후 구 청소년성보호법이
2012. 12. 18. 법률 제11572호로 개정되면서 제2조 제5호가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나 표현물’이라고 변경되어 ‘명백하게’라는 문구가 추가되었다.
(2)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 규정에서 말하는 ‘표현물’은 실제 사람과 달리 창작자가 만들어낸 것으로 표현물 고유의 나이는 존재하지 않고 다만 창작자가 그 나이를 설정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표현물이 아동․청소년을 나타내고 있는지는 창작자가 그 표현물에 설정한 특징들을 통해 드러난다.
(3)
위에서 본 구 청소년성보호법의 입법 목적과 개정 연혁, 표현물의 특징 등에 비추어 보면, 구 청소년성보호법 제2조 제5호에서 말하는 ‘아동․청소년으로 인식될 수 있는 표현물’이란 사회 평균인의 시각에서 객관적으로 보아 명백하게 청소년으로 인식될 수 있는 표현물을 의미하고, 개별적인 사안에서 표현물이 나타내고 있는 인물의 외모와 신체발육에 대한 묘사, 음성 또는 말투, 복장, 상황 설정, 영상물의 배경이나 줄거리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나.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변경된 공소사실 중 주위적 공소사실인 피고인 4에 대한 구 청소년성보호법 위반(음란물 제작․배포 등)과 피고인 1, 피고인 3 주식회사(이하 ‘피고인 3 회사’라 한다)에 대한 구 청소년성보호법 위반(음란물 제작․배포 등) 방조 부분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 제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피고인 1이 피고인 3 회사를 통하여 운영한 인터넷 웹하드 사이트인 ‘○○○○○○’에 피고인 4가 게시한 만화 동영상에 등장하는 표현물의 외관이 19세 미만으로 보이고, 극중 설정에서도 아동․청소년에 해당하는 표현물이 등장하여 성교 행위를 하는 점 등의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만화 동영상은 구 청소년성보호법에서 정한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에 해당한다. 피고인 4는 이 사건 만화 동영상이 아동․청소년 이용음란물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알면서 게시하였고, 피고인 1은 인터넷 웹하드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이 사건 만화 동영상을 비롯한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이 게시될 가능성이 있음을 알면서도 이를 용인하였다.
다. 원심판결 이유를 위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잘못이 없다.
정회목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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