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지방법원 2019. 5.
8. 선고 018가단8448 판결
1.
판결의 요지
채무자가 아버지의 사망 후 누나와 사이에 자신은 아버지의 아파트를 상속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상속재산분할협의를 한 다음 법원에 상속포기 신고를 한 경우, 법원은 채무자의 위와 같은 상속재산분할협의는 상속포기를 전제한 것으로서 그 후 채무자가 상속을 포기한 이상 사해행위취소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이 사건 상속재산분할협의가 실질적으로는 상속포기에 해당한다는 취지입니다.
2.
사실관계
(1)
원고는 ◯◯◯의 은행에 대한 대출금을 신용보증약정에 따라 20,531,444원을 대위변제하고, 2016. 7. 11. ◯◯◯을 상대로 전주지방법원 지급명령을 신청하여 2016. 8. 11. 위 지급명령이 확정되었다.
(2)
한편으로, ◯◯◯은 아버지가 2018. 1. 29. 사망하자, 누나인 피고와의 사이에 자신은 재산을 상속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상속재산분할협의를 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는 2018. 2. 19. 이 사건 아파트에 관하여 협의분할에 의한 상속을 원인으로 피고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그 후 ◯◯◯은
2018. 3. 27. 전주지방법원 호로 상속을 포기하였다.
3.
법원의 판단
가. 원고 청구의 요지는, ◯◯◯이 별다른 재산이 없는 상태에서 이 사건 아파트에 관하여 상속재산의 분할협의를 하면서 자신의 상속분에 관한 권리를 포기한 것은 채권자인 원고를 해함을 알면서 한 사해행위에 해당하므로, 수익자인 피고에게 이를 취소하고 그에 따른 원상회복을 구한다는 것이다.
나. 살피건대, 상속재산의 분할협의는 상속이 개시되어 공동상속인 사이에 잠정적 공유가 된 상속재산의 귀속을 확정시키는 것으로 민법 제406조 제1항에서 정하는 ‘재산권을 목적으로 하는 법률행위’로서 사해행위가 될 수 있다. 이에 반하여 상속의 포기는 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으로 봄으로써 상속인으로서의 지위 자체를 소멸하게 하는 것으로 상속인의 채권자의 입장에서는 그의 기대를 저버리는 측면이 있다고 하더라도 채무자인 상속인의 재산을 현재의 상태보다 악화시키지 아니하므로, ‘재산권을 목적으로 하는 법률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하여 사해행위취소의 대상이 되지 아니한다.
이 사건에 있어서 앞서 본 바에 의하면, ◯◯◯은 아버지가 사망하자 자신은 아버지의 재산을 상속하지 않기로 누나인 피고와 협의한 후 상속을 포기하였다. 그렇다면 이러한 상속재산의 분할협의는 향후 ◯◯◯의 상속포기를 전제로 한 것으로서, 그 후 ◯◯◯이 적법하게 상속을 포기한 이상, 상속의 포기와 마찬가지로 사해행위취소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
다. 이에 관하여 원고는, ◯◯◯이 상속포기를 하기 전에 이미 상속분할을 분할하였으므로, 이는 민법 제1026조 제1호에서 정한 ‘상속재산에 대한 처분행위’로서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보게 되어 그 후의 상속포기는 효력이 없다고 주장하나, 상속재산분할협의의 내용이 상속포기를 전제로 그에게 상속재산에 대한 권리를 인정하지 아니하는 것에 불과한 경우에는 이를 상속재산에 대한 처분행위라고 볼 수 없으므로,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정회목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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