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분쟁 무권대리] 부동산 분양계약에 따른 피고의 소유권이전의무가 이행불능이 되었음을 이유로 한 손해배상청구 사건

광주고등법원 2019. 4. 5. 선고 2018나23581 판결

원고가 피고 회사의 이사로 등재되어 있지 않으면서 그 운영에 관여해 온 유●●과 사이에 부동산 분양계약을 체결하고 유●●이 분양계약서에 피고 회사의 인장을 날인하였다고 하더라도 유●●이 피고 회사의 대표자이거나 피고 회사로부터 분양계약서 작성에 관한 권한을 개별적․구체적으로 위임받았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분양계약서는 무효라고 하면서, 유●●이 피고 회사 명의로 작성해 준 합의각서에 따른 무권대리행위 추인도 인정하지 않은 판결입니다.

1. 사실관계

가. 원고는 2003. 3.경부터 2016. 8.경까지 유●●과 사실혼 관계에 있었던 자이고, 유●●은 피고 회사의 이사로 등재되어 있지 않으면서 그 운영에 관여해 온 자이다.

나. 원고와 피고 회사 명의로, 2016. 8. 30. 피고 회사가 원고에게 별지 ‘부동산 목록’ 제1, 2항 기재 각 부동산을 각 186,000,000원, 같은 목록 제3, 4항 기재 각 부동산을 각 161,200,000원에 분양하는 내용의 각 분양계약서(이하 ‘이 사건 각 분양계약서’라고 하고, 위 부동산들을 통틀어 ‘이 사건 각 부동산’이라 한다)가 작성되어 있다.

다. 이 사건 각 부동산 중 별지 ‘부동산 목록’ 제2, 3항 기재 각 부동산에 관하여는 2017. 11. 17. 피고 회사로부터 주식회사 B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졌고, 같은 목록 제1, 4항 기재 각 부동산에 관하여는 전주지방법원 남원지원 2018타경675호 강제경매절차에 의하여 2018. 8. 29. 이■■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졌다.

2. 법원의 판단

가. 관련 법리

주식회사의 대표이사가 아닌 이상 회사를 대표할 권한이 없음이 원칙이므로, 비록 제3자가 회사를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표현대표이사의 법리 등에 의하여 예외적으로 회사가 책임을 부담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 제3자가 주식회사 명의로 한 법률행위는 무권대리행위로서 회사에 대하여 무효라고 할 것이고, 주식회사의 대표이사가 자기의 대표이사로서의 권한을 제3자에게 포괄적으로 위임하여 그 제3자로 하여금 회사의 업무를 실질적으로 처리하게 하는 것은 비록 그 제3자가 회사를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회사의 이익을 해하는 행위로서 대표이사제도를 둔 취지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으므로 그 제3자가 대표이사로부터 개별적·구체적으로 위임 또는 승낙을 받지 않는 한 대표이사로부터 포괄적으로 권한 행사를 위임받은 사람이 주식회사 명의로 한 법률행위는 무권대리행위로서 무효이다[대법원 1996. 8. 20. 선고 96다14005 판결, 대법원 2012. 3. 29. 선고 2011다63185, 2011다63192(병합)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 각 분양계약서의 무효 여부

1) 유●●의 대리권 여부

앞서 본 바와 같이 유●●은 피고 회사의 이사로 등재되어 있지 않으면서 그 운영에 관여해 온 자인 사실은 인정되고, 이 사건 각 분양계약서 중 피고 회사의 인영은 유●●이 노▣▣ 소지의 회사 인장으로 날인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사실상 다툼이 없거나, 제1심 증인 노▣▣, 유●●의 각 일부 증언에 의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위 인정사실과 갑 제6호증의 기재, 제1심 증인 노▣▣의 일부 증언만으로는, 유●●이 피고 회사의 대표자이거나 피고 회사로부터 이 사건 분양계약서 작성 등에 관한 권한을 개별적․구체적으로 위임 또는 승낙을 받았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므로, 이를 전제로 하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피고 회사의 등기부에는 노▣▣이 대표이사로 등재되어 있을 뿐, 유●●은 이사로도 등재되어 있지 않았다.

② 유●●은 이 사건 각 분양계약서가 작성될 당시 피고 회사의 대표자였던 노▣▣으로부터 남원시 운봉읍 서천리에서 시행하던 ‘▲▲ 주택건설사업’에 관한 권한을 포괄적으로 위임받아 이를 행사하고 있었을 뿐이다.

③ 원고는 노▣▣에게 이 사건 각 분양계약서에 날인하여 줄 것을 요구하였지만, 노▣▣은 오히려 유●●을 핑계로 이 사건 각 분양계약서에 날인하는 것을 거부하였다.

④ 원고도 이 사건 각 분양계약서 작성 후에 피고 회사에 그 분양대금을 현실로 납부하지는 않았다고 자인하고 있다.

⑤ 표현대표이사가 회사의 영리목적과 관계없이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도모할 목적으로 그 권한을 남용한 것이고, 그 행위의 상대방이 표현대표이사의 진의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는 회사에 대하여 무효가 된다(대법원 2013. 7. 11. 선고 2013다5091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 설령, 유●●이 피고 회사의 표현대표이사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원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유●●은 원고에 대한 개인채무의 변제를 위하여 피고 회사 소유의 아파트를 대물로 제공한 것이어서 이 사건 각 분양계약서 작성행위는 대표권 남용행위에 해당하고, 원고도 유●●에 대한 채권의 변제를 위하여 이 사건 각 분양계약서가 작성된 것임을 알고 있었던 이상, 이 사건 각 분양계약서는 피고 회사에 대하여는 효력이 없다.

2) 피고 회사의 추인 여부

무권대리행위는 그 효력이 불확정 상태에 있다가 본인의 추인 유무에 따라 본인에 대한 효력발생 여부가 결정되는 것인바, 그 추인은 무권대리행위가 있음을 알고 그 행위의 효과를 자기에게 귀속시키도록 하는 단독행위이다(대법원 2014. 11. 27. 선고 2014다210777 판결 등 참조).

갑 제3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유●●과 피고 회사의 명의로 2016. 9.경 “유●●의 채권자 원고에게 유●●의 채무변제에 갈음하여 이 사건 각 부동산을 무상분양하기로 합의한다.”라는 내용이 기재된 합의각서(갑 제3호증)가 작성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위 인정사실과 원고 제출의 증거들만으로는, 피고 회사가 유●●의 무권대리행위가 있음을 알고 그 행위의 효과를 자기에게 귀속시키도록 하기 위하여 이 사건 각 분양계약서 작성 행위를 추인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므로, 이를 전제로 하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① 원고는 이 사건 각 분양계약서 작성 후에 피고 회사에 그 분양대금을 현실로 납부하지 않았고, 피고 회사는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각 분양계약서의 무효 주장과 함께 분양대금의 납부를 독촉하면서 분양대금납부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계약해제를 주장하고 있다.

② 원고는 2016. 9.경 위 합의각서를 작성한 후 유●●에게 위 합의각서에 인감도장을 날인해줄 것을 요구하였고, 이에 유●●은 노▣▣으로부터 피고 회사의 인감도장을 교부받아 위 합의각서에 피고 회사와 자신의 인감도장을 각 날인하였다. 그러나 당시 노▣▣은 위 합의각서를 제대로 보지 못하여 그 내용을 정확히 인지하지 못한 채 유●●에게 회사 인감을 넘겨 주었다.

③ 만약, 노▣▣이 유▣▣의 무권대리행위가 있음을 알고 그 행위의 효과를 회사에 귀속시키도록 하기 위하여 유●●에게 회사 인감을 넘겨주었다면, 이는 앞서 본 대표권의 남용행위에 해당하므로 역시 피고 회사에 대하여 효력이 없다(위 합의각서에는 유▣▣의 김○○에 대한 개인채무의 변제에 갈음하여 이 사건 각 아파트를 무상분양하기로 합의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할 것이다.

정회목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