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분쟁 영업금지가처분] 커피가맹점 운영 협의 과정에서 발생한 분쟁 중에 가맹본부가 인근에 다른 커피가맹점을 설립하자 이에 대한 영업금지가처분을 신청한 사건

서울남부지방법원 2019. 3. 29. 선고 2019카합20081 결정

커피전문점 가맹점을 운영하기로 구두 가맹계약을 체결한 후 준비 과정에서 갈등이 발생하여 신청인이 피신청인에게 정산과 손해배상을 요구하던 중 피신청인이 바로 근처에 새로운 가맹점을 개설하자 신청인이 영업금지가처분을 신청한 사안에서, 신청인과 피신청인의 가맹계약이 해제되지 않아 피보전권리가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신청인이 가맹사업자로서 가맹점을 운영할 계획이 없다고 보이며, 가맹점은 개장을 위한 준비 중에 있었고 영업을 한 적도 없으므로 새로 설치한 가맹점이 신청인의 이익을 침해하고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이유로 기각한 판결입니다.

1. 사실관계

가. 신청인은 2018. 8. 8.경 ‘◯◯◯ 커피’ 가맹본부인 피신청인과 구두로 가맹계약(‘이 사건 가맹계약’)을 체결하고, 가맹점사업자로서 ‘◯◯◯ 커피 안산고잔점’(‘이 사건 안산고잔점’)을 운영하기로 하였다. 신청인은 2018. 8. 9. 피신청인에게 가맹비 440만원을 지급하고 그 무렵부터 이 사건 안산고잔점의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인테리어 공사를 하는 등 운영을 준비하였다.

나. 이 사건 안산고잔점을 개장하기 위한 준비 과정에서 신청인과 피신청인 사이에 과다한 비용 청구, 인테리어 공사 하자, 서류 미제공 등의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발생하였다. 이에 신청인은 2018. 12. 5.경 한국공정거래조정원 가맹사업거래분쟁조정협의회에 분쟁조정을 신청하였으나 조정이 성립되지 않았다.

다. 이후 피신청인은 제3자와 가맹계약을 체결하고 신청인이 이 사건 안산고잔점 영업을 준비하는 장소에서 약 180m 떨어진 지점에 ‘◯◯◯ 커피 안산고잔점’을 새로 설 치하였다.

2. 법원의 판단

신청인이 주장하는 이 사건 신청의 피보전권리는 가맹사업거래법 제12조의4 제3항에 근거한 ‘부당한 영업지역 침해 금지 청구권’과 가맹사업거래법 제12조의5에 근거한 ‘보복조치 금지 청구권’이다. 가맹사업거래법에서 가맹점사업자에게 위와 같은 권리를 규정함으로써 보호하려는 법익은 ‘가맹점사업자의 영업권 보호와 지위 제고’이다. 그렇다면 신청인이 피신청인의 가맹점사업자 지위를 유지하면서 이 사건 안산고잔점을 운영하는 것을 전제로 할 때, 신청인이 주장하는 피보전권리를 보전할 필요성이 소명될 수 있다.

그러나 신청인이 주장하는 피보전권리가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기록과 심문 결과에 의하여 소명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을 모아 보면, 이 사건 신청은 그 보전의 필요성이 소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① 신청인은 이 사건 가맹계약이 해지되지 않았다는 근거로서 ‘계약의 한쪽 당사자가 계약해지에 관한 조건을 제시한 경우 조건에 관한 합의까지 이루어져야 합의해지가 성립하고, 당사자 사이에 계약을 종료시킬 의사가 일치되었으나 계약 종료에 따른 법률관계가 당사자들에게 중요한 관심사이고 위 법률관계에 관하여 아무런 약정이 없는 경우 합의해지가 성립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법리(대법원 2018. 12. 27. 선고 2016다274270, 274287 판결 등 참조)를 주장하고 있다. 즉, 신청인 스스로도 이 사건 가맹계약을 종료시킬 의사가 일치되었다는 점에 관하여는 다툼이 없다. 다만 신청인은 자신이 제시한 계약해지 조건(가맹비, 집기와 장비 비용, 초도 물품대금, 인테리어 하자 보수 비용 등의 지급)이 합의되지 않았음을 주장하고 있다.

② 신청인이 보전의 필요성에 관하여 주장하는 주요 내용은 ‘해지 조건에 관한 합의가 늦어져서 신청인에게 이 사건 안산고잔점의 차임 등 손해가 계속 증가하고 있음에도 피신청인이 합의를 위한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앞서 본 이 사건 가맹계약이 해지되지 않았다는 근거에 관한 주장과 다르지 않으므로 보전의 필요성을 소명할 근거로 보기 어렵다. 그 밖에 신청인은 ‘피신청인이 고의적으로 갑작스럽게 이 사건 안산고잔점 근처에 가맹점을 새로 설치하여 신청인과 가족들이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는 사유를 보전의 필요성에 관한 사정으로 주장한다.

그러나 위 사정 역시 앞서 본 전제사실(신청인이 가맹점사업자 지위를 유지하면서 이 사건 안산고잔점을 운영하는 것)과 관계가 없으므로 보전의 필요성을 판단할 근거로 보기 부족하다.

③ 신청인은 앞으로도 피신청인의 가맹점사업자로서 이 사건 안산고잔점을 운영할 계획이 없다고 보인다. 신청인이 현재 이 사건 안산고잔점의 가맹점 영업표지, 메뉴판 등을 제거하였고, 분쟁조정 신청 이후 신청인이 피신청인과 가맹계약 해지 조건 외에 이 사건 가맹계약 유지를 위한 조건을 교섭한 사정이 보이지 않는 까닭이다.

④ 이 사건 안산고잔점은 개장을 위한 준비 중에 있었고, 신청인은 이 사건 안산고잔점에서 영업을 한 바 없다. 따라서 피신청인이 이 사건 안산고잔점 근처에 새로 설치한 가맹점이 현재 신청인의 이익을 침해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정회목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