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법원 2018. 8. 23.
선고 2017나1599 판결
이 사건 서비스표를 출원·등록하게 된 목적과 경위 및 이 사건 서비스표권을 행사하기에 이른 구체적, 개별적 사정에 비추어 원고의 본소청구는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기각하고, 종전서비스표의 표장이 저작물임을 전제로 한 피고의 반소청구를 기각한 사례입니다.
1. 사실관계
가. 민창기에 의해
출원․등록된 서비스표
(1)
민창기는
1997. 6.경 ‘알티엠(RTM)’이라는 상호로 사업자등록을 하여 광고물 출판업 등을 영위하던 중 아래와 같은 서비스표(이하 ‘이 사건 종전 서비스표’라 한다)를 출원하여 등록받았고, 2001. 6. 28. 외식업 관련 광고물 제작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주식회사 알티엠(이하 ‘구 알티엠’이라 한다)을 설립하여 그 대표이사로 취임하였다.
○ 출원일/ 등록결정일/ 등록일/ 등록번호
:
1999. 6. 17./ 2000. 5. 25./ 2000. 6. 7./ 제61727호
○ 표장 :
○ 지정서비스업 : 제35류의 광고디자인업, 광고물출판업, 광고자료대여업, 판촉대행업, 기업선전홍보업, 광고기획업, 광고대행업, 광고자료업데이팅업, 사진복사업, 간행물광고업
(2)
이 사건 종전 서비스표는 2010. 6. 8. 존속기간 만료로 소멸하였고, 그 사실이 2011. 1.
7. 서비스표등록원부에 등록되었다. 한편, 위 (1)항 기재 ‘알티엠’ 사업자등록은 2012. 10. 31.자로 말소되었고, 구 알티엠은 최후 등기일인 2011. 9. 22. 후 5년이 경과한 휴면회사로서, 법원행정처장이 2016. 10. 4. 법원행정처 공고 제2016-140호로 ‘본점 소재지 관할 법원에 구 알티엠에 관하여 아직 영업을 폐지하지 아니하였다는 뜻의 신고를 할 것’을 관보로써 공고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구 알티엠이 위 공고일로부터 2개월 내에 위 신고를 하지 아니하여 2016. 12. 5.자로 상법 제520조의2 제1항에 의하여 해산간주 되었다.
나. 원고에 의해
출원․등록된 서비스표
(1)
원고는
2006. 1. 23.부터 ‘지에스몰’이라는 상호로 사업자등록(종목 : 광고대행업, 전자상거래업, 전문디자인)을 하여 관련 영업을 하던 중 아래와 같은 서비스표(이하 ‘이 사건 서비스표’라 한다)를 출원하여 등록받았다.
○ 출원일/ 등록결정일/ 등록일/ 등록번호
:
2013. 4. 11./ 2013. 8. 8./ 2013. 8. 12./ 제266104호
○ 표장 :
○ 지정서비스업 : 제35류의 광고물출판업, 광고자료대여업, 판촉대행업, 기업선전홍보업, 광고기획업, 광고대행업, 광고자료업데이팅업, 사진복사업, 간행물광고업, 광고업, 마케팅상담업, 마케팅서비스업, 마케팅연구업, 가격비교서비스업
(2)
원고는
2013. 11.경 상호를 ‘알티엠’으로 변경등록하여 사업을 영위하던 중 안정훈과 동업계약을 체결하여 공동사업자로서 동업을 하다가, 2015. 1. 27. 동업계약을 해지하면서 공동사업자에서 빠지게 되었으며, 위 ‘알티엠’은 2015. 4. 16. 폐업하였다.
다. 피고의 지위
(1)
피고는
2012. 8. 1. ‘알티엠 강남지사’라는 상호로 사업자등록(종목 : 광고대행업, 전자상거래업, 전문디자인)을 하여 관련 영업을 하고 있다.
(2)
원고는
2013. 9. 2. 피고에게 ‘피고 홈페이지 등에 이 사건 서비스표와 동일․유사한 상표를 사용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그에 따른 조치결과를 2013. 9. 13.까지 회신하여 달라’는 취지의 경고장을 내용증명 우편으로 발송하였다.
라. 관련 사건의
경과
(1)
원고는
2013. 10. 16. 서울중앙지방법원
2013카합2215호로 피고와 민창기 등을 상대로 이 사건 서비스표권 침해를 이유로 ‘알티엠(RTM)’이라는 표장의 사용금지 등을 구하는 가처분을 신청하였다. 위 법원은 2013. 11. 28. ‘구 알티엠은 이 사건 서비스표를 선사용에 따라 계속 사용할 권리가 있고, 피고 등은 구 알티엠의 그와 같은 지위를 승계하였다고 볼 수 있어 원고의 신청은 피보전권리 및 보전의 필요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위 신청을 기각한다는 내용의 결정을 하였다.
(2)
피고는
2014. 5. 2. 특허심판원
2014당1032호로 원고가 등록받은 이 사건 서비스표의 등록취소를 구하는 심판을 청구하였으나, 특허심판원은 2015. 5. 26. “민창기와 피고 등이 계속 사용하였다고 주장하는 비교대상표장이나 그 사용업무가 일반거래에서 거래자 및 수요자 사이에 알려져 있음이 입증되지 아니한 이상, 이 사건 서비스표가 구 상표법(2016. 2. 29. 법률 제1403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3조 제1항 제2호가 규정한 ‘상표권자가 고의로 지정상품에 등록상표와 유사한 상표를 사용하거나 지정상품과 유사한 상품에 등록상표 또는 이와 유사한 상표를 사용함으로써 수요자로 하여금 상품의 품질의 오인 또는 타인의 업무에 관련된 상품과의 혼동을 생기게 한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피고의 위 심판청구를 기각한다는 내용의 심결을 하였다.
(3)
민창기는
2013년 인천지방검찰청 2013년 형제87770호로 ‘원고가 이 사건 서비스표를 출원․등록함으로써 민창기의 저작권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원고를 저작권법위반죄로 고소하였으나, 검사는 2013. 12. 4. ‘이 사건 서비스표는 저작권법의 보호대상인 저작물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원고에 대하여 ‘혐의없음(증거불충분)’ 처분을 하였다.
(4)
원고는
2015년 서울중앙지방검찰청
2015년 형제87249호로 ‘피고가 원고의 이 사건 서비스표를 상호로 사용하여 영업활동을 함으로써 원고의 영업상 시설 또는 활동과 혼동하게 하는 행위를 하였고, 이는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나목에서 정한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피고를 고소하였으나, 검사는 2015. 12. 3. ‘이 사건 서비스표가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부정경쟁방지법‘이라 한다) 제2조 제1호 나목에 규정된 국내에 널리 인식된 상호라고 볼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피고에 대하여 ‘혐의없음(증거불충분)’ 처분을 하였다.
2. 법원의 판단
소외A는 종전 서비스표를 00. 6. 7. 등록받아 구 알티엠의 대표로 사업을 영위하였다. 그 존속기간이 만료된 뒤인 13. 8. 12. 이와 유사한 서비스표를 등록받은 원고가, 2012. 7. 경 구 알티엠의 사업을 정리하면서 소외 A로부터 서비스표의 허락을 받은 피고에 대하여 사용금지 가처분을 신청하였으나 기각되었다.
이 사건 서비스표는, 영문 ‘RTM’을 외곽선이 부드러운 기성의 글꼴로 각 글자의 색깔을 달리 하여 연속하여 겹치게 기재한 뒤, ‘T’자 위에 이파리가 있는 사과를 그려 넣고, 그 바로 밑에 각 글자가 의미하는 ‘RESTAURANT TOTAL
MARKETING’을 단어 단위로 줄을 바꾸어 기재한 부분과, 그 아래에 한글 ‘알티엠’을 손글씨 느낌으로 작성한 부분이 결합되어 있어 요부를 기준으로 대비하면 그 호칭과 관념이 동일하여 전체적으로 양 표장은 유사하다. 따라서 이 표장은 광고대행업, 전자상거래업에 관하여 보호범위에 속한다.
그러나 원고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서비스표권의 행사는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이와 같은 취지로 주장하는 피고의 항변은 이유 있다. ① 원고는 피고가 이 사건 서비스표와 유사한 이 표장을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 사건 서비스표의 출원 전에 이미 알고, 이 사건 종전 서비스표가 적어도 당해 업계에서 그 신용 정도를 가늠할 수 있을 정도로는 알려져있어, 동종 업종에 종사하면서 구 알티엠의 이 사건 종전 서비스표와 동일한 표장으로 이 사건 서비스표를 출원하기까지 한 원고로서는 그 출원 당시 ‘구 알티엠’ 및 이 사건 종전 서비스표의 그와 같은 신용 정도에 관하여 잘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② 이러한 상황에서 이 사건 종전 서비스표권이 존속기간 만료로 소멸되자, 원고가 이 사건 서비스표를 출원한 것은 그 서비스표를 이용한 서비스업을 영위함으로써 자신의 서비스업과 다른 업자의 서비스업의 식별력을 가지게 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구 알티엠이나 피고와 같은 타인의 서비스업과 혼동을 일으키게 하거나 타인의 자본과 노력에 의하여 형성되어 이 사건 종전 서비스표에 화체된 신용 등에 편승하여 유리한 입지를 확보함으로써 이익을 얻기 위한 부정한 목적에 의한 것으로 보이는바, 그와 같은 목적으로 피고와 같은 타인이 이미 사용하고 있는 서비스표와 유사한 이 사건 서비스표를 출원․등록하는 것은 비록 그것이 부정경쟁방지법상의 부정경쟁행위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신의칙 내지 사회질서에 반하는 것이고, 그러한 서비스표권의 행사는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원고의 본소 청구는 이유 없다.
또한 영문 ‘RTM’ 부분을 각 글자의 색깔을 달리 하여 연속하여 겹치게 기재하거나, 한글 ‘알티엠’ 부분을 손글씨 느낌으로 작성하는 등으로 위 상호 부분에 미적인 요소가 일부 가미되어 도안화되어 있기는 하나, 그 미적 요소 내지 창작성이 서비스업의 표지라는 서비스표 본래의 기능으로부터 분리, 독립되어 별도의 감상의 대상이 될 정도에 이른 것으로는 보이지 않아 그것이 출처표시라는 실용적인 기능과 분리 인식되어 독립적으로 존재가치를 가진다고 보기 어려우며, 문자의 색깔이나 형태, 배열 등 형식적인 요소 자체만으로 하나의 미술저작물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의 독자적인 실체를 인정하기도 어렵다. 나아가 그와 같은 실용적․기능적 요소를 제외하고 나면, 그것만 가지고 작자의 독자적인 사상 또는 감정을 창작적으로 표현한 미술저작물로서 독자적인 존재가치가 인정된다고 보기에 부족하다. 그렇다면 이 사건 종전 서비스표의 표장이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되는 저작물임을 전제로 한 피고의 반소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정회목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