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19. 2. 28.
선고 2016다271608 판결
피고(DAUM)의 회원들이 원고가 저작권을 가진 당구 관련 동영상(이 사건 동영상)을 피고의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무단으로 업로드하여 원고의 저작권을 침해하고 있는데, 피고가 피고 회원들의 이러한 저작권 침해행위를 방지해야 할 작위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아 부작위에 의한 방조책임을 부담하는지가 쟁점이 된 사안으로서, 원고가 피고에게 이 사건 동영상의 저작권을 침해하는 게시물에 대하여 구체적․개별적으로 삭제 및 차단 요구를 한 것으로 보기 어렵고, 피고가 그와 같은 저작권 침해 게시물에 대하여 기술적․경제적으로 관리․통제할 수 있었다고 보기도 어려웠다는 등의 이유로 피고에게 작위의무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하여, 그와 다른 결론의 원심을 파기한 대법원 판결입니다.
1. 적용 법리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운영하는 온라인서비스제공자가 제공한 인터넷 게시공간에 타인의 저작권을 침해하는 게시물이 게시된 경우, 온라인서비스제공자에게 위 게시물을 직접 게시한 자의 행위에 대하여 부작위에 의한 방조자로서 공동불법행위책임이 성립하는지 여부에 대하여 아래와 같은 법리가 적용됩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운영하는 온라인서비스제공자가 제공한 인터넷 게시공간에 타인의 저작권을 침해하는 게시물이 게시되었고 그 검색 기능을 통하여 인터넷 이용자들이 위 게시물을 쉽게 찾을 수 있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곧바로 온라인서비스제공자에게 저작권 침해 게시물에 대한 불법행위책임을 지울 수는 없다(대법원 2010. 3. 11. 선고 2009다4343 판결 등 참조). 온라인서비스제공자가 제공한 인터넷 게시공간에 타인의 저작권을 침해하는 게시물이 게시되었다고 하더라도, 온라인서비스제공자가 저작권을 침해당한 피해자로부터 구체적․개별적인 게시물의 삭제와 차단 요구를 받지 않아 게시물이 게시된 사정을 구체적으로 인식하지 못하였거나 기술적․경제적으로 게시물에 대한 관리․통제를 할 수 없는 경우에는, 게시물의 성격 등에 비추어 삭제의무 등을 인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온라인서비스제공자에게 게시물을 삭제하고 향후 같은 인터넷 게시공간에 유사한 내용의 게시물이 게시되지 않도록 차단하는 등의 적절한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2. 법원의 구체적
판단
가. 인정사실
(1)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동영상에 대한 피고 사이트 회원들의 저작권 침해행위를 알리고 그에 대한 조치를 촉구하는 요청서를 보냈다. 그러나 원고는 그 요청서에 이 사건 동영상을 찾기 위한 검색어와 이 사건 동영상이 업로드된 피고 사이트 내 카페의 대표주소만을 기재하였을 뿐, 이 사건 동영상이 게시된 인터넷 주소(URL)나 게시물의 제목 등을 구체적․개별적으로 특정하지는 않았다. 또한 원고가 그와 같은 방식으로 게시물을 특정하는 것이 특별히 곤란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도 찾을 수 없다.
(2)
원고가 요청서에 기재한 검색어인 ‘○○○○○○○○’, ‘△△△’ 등을 피고 사이트의 검색창이나 피고 사이트에 업로드된 동영상을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인 티비팟(tvpot)의 검색창에 입력하면 수많은 동영상이 나타나는데, 그중 어떤 것이 원고의 저작권을 침해하는 게시물인지는 검색결과 자체만으로는 특정하기 어렵다. 또한 그렇게 나타난 동영상 중에는 이 사건 동영상과 아무런 관련 없는 동영상도 일부 포함되어 있다.
(3)
원고의 요청서에는 피고 사이트 내 카페의 대표주소도 기재되어 있으나, 그 카페 내에 게시되어 있는 수많은 게시물 중 어떤 것이 원고의 저작권을 침해하는 게시물인지를 특정할 수 있는 구체적인 자료는 없다.
(4)
연속적인 영상으로 이루어진 동영상의 특성상 일부 화면이 유사한 것만으로 곧바로 저작권 침해라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 검색결과 나타난 동영상이 저작권을 침해한 것인지를 가리기 위해서는 동영상의 전부 또는 상당 부분을 일일이 재생하여 확인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일반적인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규모, 권리침해 신고 건수, 업로드되는 동영상의 수, 동영상의 재생시간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의 요청서에 첨부된 자료만으로 피고가 원고의 저작권을 침해하는 게시물을 찾아내 삭제하는 등의 조치를 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어려울 뿐만 아니라 과도한 비용이 들 것으로 보인다.
(5)
피고는 원고의 요청서에 첨부된 사진 등을 통하여 특정 가능한 일부 게시물을 삭제하였고, 저작권자가 권리침해 신고를 할 경우 저작권 침해 게시물의 인터넷 주소 (URL) 등 게시물을 특정할 수 있는 정보를 요구하였으며, 그에 따라 권리자가 게시물을 특정하면 게시물을 삭제하고 경고조치 등을 하는 등의 방법으로 권리침해에 대처해 왔다. 따라서 피고는 기술적․경제적으로 가능한 범위 내에서는 저작권 침해 게시물에 대하여 적절한 조치를 하였다고 볼 수 있다.
(6)
피고는 원고에게 삭제할 게시물을 구체적으로 특정해 달라는 요구를 여러 차례 하였고, 원고가 제시한 카페의 대표주소 중 이 사건 동영상이 게시된 게시물의 인터넷 주소(URL)를 기재하여 그것이 원고의 저작권을 침해한 게시물이 맞는지 확인해 달라는 답변을 보내기까지 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7)
동영상 등의 원본 파일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특성을 이용하여 저작물을 인식․차단하는 기술인 특징 기반 필터링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해당 동영상의 원본 파일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원고는 이 사건 동영상의 원본 파일을 피고에게 제공하지 않았다.
나. 결론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피고에게 이 사건 동영상의 저작권을 침해하는 게시물에 대하여 구체적․개별적으로 삭제와 차단 요구를 한 것으로 보기 어렵고, 달리 피고가 게시물이 게시된 사정을 구체적으로 인식하고 있었다고 볼 만한 사정을 찾을 수 없다. 또한 피고는 원고가 제공한 검색어 등으로 검색되는 게시물이 원고의 저작권을 침해한 것인지 여부를 명확히 알기 어려웠고, 그와 같은 저작권 침해 게시물에 대하여 기술적․경제적으로 관리․통제할 수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피고는 이 사건 동영상에 관한 원고의 저작권을 침해하는 게시물을 삭제하고 피고 사이트에 유사한 내용의 게시물이 게시되지 않도록 차단하는 등의 조치를 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보기 어렵다.
그런데도 원심은 피고의 책임을 부정한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피고가 피고 사이트에 업로드된 저작권 침해 게시물을 삭제하고 차단조치를 할 의무를 부담함을 전제로 이를 위반한 피고가 방조에 의한 공동불법행위자로서의 책임을 진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의 판단에는 온라인서비스제공자의 부작위에 의한 방조책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피고의 상고이유 주장은 정당하다.
정회목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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