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가정법원 2018. 9.
18. 선고 2018드단202213 판결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와 피고의 혼인생활에 원고가 주장하는 민법 제840조 제6호 소정의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설령 원고의 주장과 같이 원고와 피고 사이의 혼인관계가 파탄에 이르렀다고 하더라도 그 파탄의 원인은 방00와 부정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처와 자녀들을 돌보지 아니한 원고에게 주된 책임이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한 사례입니다. 구체적인 판결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사실관계
(1)
원고와 피고는 1981. 1. 4. 혼인신고를 한 법률상 부부로, 그 사이에 성년인 두 딸이 있다.
(2)
원고와 피고는 혼인 이후 1999년경까지 건축사무소에 다니는 원고의 수입으로 생활하며 자녀들을 낳아 기르는 등 경제적으로 별다른 어려움 없었다.
(3)
원고는
1999년경 다른 사람과 함께 건설회사를 설립하여 운영하다가 2003년경 사업에 실패하였고, 이후 원고가 건축사무소에서 받는 수입 대부분이 압류되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자, 피고가 식당, 병원 급식소 등에서 일용직으로 근무하며 가정살림을 보탰다.
(4)
원고는 별다른 이유 없이 2011. 5.경 집을 나가 피고에게 아무런 연락을 하지 않다가, 피고가 2016. 9.경 일 하던 식당에서 큰 화상을 입었다는 소식을 듣고 그 무렵 귀가하였다.
(5)
그런데 원고는 2010. 7.경 방00와 교제하면서 성교하는 등 부정행위를 하였다.
(6)
방00는 2016. 9. 15. 추석 당일과 그 다음날 피고의 집을 불쑥 찾아와 할 말이 있다며 원고와 다툼을 벌였고, 이를 따지며 퇴거를 요구하는 피고에게도 삿대질을 하며 퇴거에 불응하였는데, 피고는 그 동안 원고가 방00와 만나 부정행위를 하였음을 알고 큰 충격에 빠졌다.
(7)
방00는 그 이후에도 피고에게 계속 전화를 하였고, 피고가 이를 무시하면 원고에게 피고의 집을 계속 지켜보고 있고 피고와 가족들에게 위해를 가하겠다는 취지의 문자를 하루에도 수십 통씩 보내 피고와 가족들을 힘들게 하였다. 이에 피고와 큰 딸이 방00를 상대로 접근금지 및 방해금지가처분 결정을 받기도 하였다.
(8)
피고는
2016. 11. 20.경 원고의 휴대전화로 수상한 전화가 오는 것을 보고 원고에게 누구인지 알려달라며 실랑이를 하였는데, 그 사이 흥분한 원고가 피고를 폭행하였고, 마침 인근을 순찰하던 아파트 경비업체 직원까지 나서 원고를 제지하면서 상황이 종료되었다.
(9)
원고는 그 후 방00가 헤어지는 대가로 1억 원을 달라고 한다며 피고에게 이를 요구하였고, 피고가 거절하자 다시 집을 나갔다.
(10)
피고는 방00로 인해 원고가 다시 가출한 상황까지 이르자 방00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였고, 위 법원은 2018. 1. 11. 방00에게 위자료 3,0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위 판결은 그 무렵 확정되었다.
(11)
원고는
2018. 2. 21. 이 사건 이혼 등 청구 소송을 제기하였는데, 피고는 원고가 가족들에게 말할 수 없는 고통을 주고 있지만 자녀와 손주들을 생각하며 원고가 가정에 돌아오길 바란다는 의사를 밝혔다.
2. 법원의 판단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와 피고의 혼인생활에 원고가 주장하는 민법 제840조 제6호 소정의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앞서 본 사실관계에 비추어 보면 설령 원고의 주장과 같이 원고와 피고 사이의 혼인관계가 파탄에 이르렀다고 하더라도 그 파탄의 원인은 방00와 부정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처와 자녀들을 돌보지 아니한 원고에게 주된 책임이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유책배우자’인 원고가 그 주장과 같은 사정을 들어 이혼을 청구할 수 없고, 나아가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혼인을 계속할 의사가 없음이 객관적으로 명백함에도 오기나 보복적 감정에서 이혼에 응하지 아니하고 있을 뿐이라거나, 그 밖에 원고의 유책성이 그 이혼청구를 배척해야 할 정도로 남아 있지 아니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정회목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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