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동업계약 상표 분쟁] 서비스표 양도시 부제소합의로 이전등록을 구하는 소는 부적법하다는 판결

특허법원 2018. 9. 20. 선고 2018나1497 판결

이 사건은 서비스표의 양도계약시 체결한 부제소합의의 대상에는 그 부제소합의가 포함된 주된 계약 전체의 무효 및 취소를 주장하는 소도 포함되므로 서비스표의 전부이전등록을 구하는 이 소는 부적법하다고 한 판결입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사실관계

가. 원고의 ‘아름다운사람 성형외과’ 병원 및 서비스표 양수

(1) 원고는 2010. 5.경부터 서울 강남구 C 소재 ‘K2 빌딩’의 4층에 위치한 ‘아름다운사람 성형외과’라는 상호의 병원을 인수하여 운영하기 시작하였다.

(2) 원고는 이 사건 병원에 관하여 사용되는 이 사건 서비스표에 대한 권리를 종전 권리자인 D과 E으로부터 양수하였고, 2011. 3. 10. 위 양수에 따른 권리이전등록을 마쳤다.

나. 원고와 피고의 이 사건 병원 공동운영

(1) 피고는 2014. 6.경부터 2015. 3. 말경까지 이 사건 병원에서 봉급의로 근무하였다. 그 후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병원을 공동으로 운영할 것을 제안하였고, 피고가 동의함에 따라 2015. 6.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이 사건 병원의 공동개원 및 운영에 관한 이 사건 동업계약이 체결되었다.

(2) 이 사건 동업계약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제4조(공동개원의 형식)]

원고와 피고의 합의에 따라 피고의 명의로 이 사건 병원을 개설하며, 대표원장은 피고로 하기로 하되, 추후 대내외적인 문제 발생시 원고와 피고가 공동으로 책임진다.

[제5조(출자의무)]

① 원고와 피고의 합의에 따라 원고는 자본금 등의 일체의 유·무형 자산을 출자하며, 피고는 노무만을 출자하기로 한다.

② 공동개원 이후 병원을 이전할 경우에도 전 항에 따른다.

[제8조(공동개원기간)]

원고와 피고의 1차 공동개원기간은 2015. 6. 8.부터 2016. 6. 7.까지 1년으로 한다. 원고 또는 피고가 공동개원기간 만료 전에 동업관계의 탈퇴를 원할 경우 공동개원 존속기간 만료 전 3월까지 사전통고를 해야 하며, 사전통고를 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공동개원기간이 다시 1년간 연장되는 것으로 본다.

[제9조(상호)]

상호는 ‘아름다운사람 성형외과’로 하며, 향후 공동개원기간 중에 탈퇴를 원하는 자는 상호에 관한 권한을 포기한 것으로 본다.

[제22조(조합재산)]

① 공동개원기간 중에 공동사업으로 취득한 유·무형의 재산 및 그 과실 등은 원고와 피고의 합유에 속한다.

② 공동개원기간 전 발생한 채무에 대해서는 피고는 책임지지 않는다.

③ 원고는 공동개원기간 전 취득한 자산과 채무의 현황을 정리한 재산목록을 제출하여야 한다.

[제27조(임의탈퇴)]

제8조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공동개업자는 다른 일방의 임무 해태, 의료 과실로 인한 분쟁, 형사 처벌 등의 부득이한 사유가 발생한 경우 탈퇴할 수 있으며, 다만 일방의 귀책사유가 없음에도 불리한 시기(성수기간인 여름방학, 겨울방학, 또는 공동개원시점부터 1년 이내)에 탈퇴한 경우에는 다른 일방 당사자에게 탈퇴 직전 3개월 동안의 순이익 금액을 손해배상으로 지급하여야 한다.

[제29조(탈퇴 조합원의 지분계산)]

① 탈퇴한 조합원과 다른 조합원간의 계산은 탈퇴 당시의 조합재산상태에 의하여야 한다.

② 탈퇴 당시의 조합 재산은 공동개원 이후 취득한 유무형의 자산, 부채, 영업권(권리금) 등이며, 갑과 을은 공신력 있는 기관에 의뢰하여, 위 기관의 평가보고서에 따라 자산을 평가하기로 합의한다.

③ 탈퇴한 조합원의 지분을 계산함에 있어 탈퇴 직전 3개월 간의 평균 이익비율에 따르며, 손실 비율 역시 그에 따라 정한다.

④ 다만, 위 지분을 계산함에 있어 병원의 경영상태 등을 고려하여 6개월의 기간을 정하여 분할로 지급할 수 있다.

[제30조(청산과 해산)]

경영에 중대한 사안이 발생하거나 병원의 폐업 또는 양도로 청산이 불가피할 경우, 공동 개원 이후 취득한 조합재산을 정리하여 잉여 또는 손실금에 대하여 제29조 제3항에 따른 공동개업자의 지분율에 따라 배분하거나 부담한다.

(3) 원고와 피고는 2015. 6. 8.경 이 사건 동업계약에 따라 이 사건 병원의 개설자 명의를 원고에서 피고로 변경한 다음, 위 병원을 공동으로 운영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위 동업계약은 원, 피고 모두가 존속기간 만료 3월 전까지 해지의 뜻을 밝히지 않아 제8조 제2문에 따라 2016. 6. 8. 다시 1년간 연장되었다.

다. 원고의 동업계약 해지 및 분쟁의 발생

(1) 원고는 2017. 2. 15. 피고에게 ‘2017. 6. 8.자로 이 사건 동업계약을 해지하므로 피고 명의의 병원 개설을 취소하고 원고가 지정하는 제3자의 명의로 병원을 신규 개설하는 절차 및 인수인계에 협조하고, 동업관계 내에 발생한 각종 비용을 원고와 정산할 것’을 요청하는 내용의 동업계약해지통보를 발송하였고, 이는 그 무렵 피고에게

도달하였다.

(2) 원고의 법률대리인인 F은 피고에게 2017. 5. 30. ‘동업계약이 종료되면 원고와 피고는 2년 전의 상태로 원상회복하면 된다. 원고는 이 사건 서비스표의 권리자이고, 10년 이상 현 위치에서 성형외과를 운영하여 왔으므로, 향후에도 동일한 업무를 계속할 예정이다’라는 취지의 협조 요청서를 발송하였고, 2017. 6. 2. 위와 동일한 내용에 더하여 ‘제3자가 이 사건 서비스표에 관한 권리를 침해할 경우 적극적으로 민․형사상 대응을 할 예정이다. 원고는 제3자뿐 아니라 피고에 대해서도 이 사건 서비스표의 사용을 허가할 의사가 전혀 없다’는 취지가 부가된 협조 요청서를 재차 발송하였다.

(3) 그러자 피고의 법률대리인인 G은 2017. 6. 7. 원고에게 ‘이 사건 동업계약 제9조에 의하여 이 사건 상호에 관한 권리는 피고에게 귀속된다. 따라서 원고의 위 상호 사용은 피고의 권리 침해이다’라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발송하였다. 그리고 피고는 같은 날 관할 보건소인 서울 강남구 보건소에 이 사건 병원에 관한 휴업신고를 하였다.

라. 이 사건 서비스표에 관한 양도계약 체결 및 이전등록

(1) 원고와 피고는 2017. 6. 12. 원고의 이 사건 서비스표에 관한 권리를 피고에게 무상으로 양도하는 내용의 계약(이하 ‘이 사건 양도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고, 피고는 같은 날 이 사건 병원에 관한 폐업신고를 하였다.

(2) 이 사건 양도계약의 주된 내용은 아래와 같다.

[제1조(상표권 이전)]

원고는 원고 소유의 이 사건 서비스표권을 피고에게 이전한다(무상양도임).

[제2조(상표의 이전과 폐업신고)]

① 원고는 2017. 6. 12.까지 법무법인 의암 사무실에서 이 사건 서비스표를 피고에게 이전하여 이를 피고 명의로 이전등록 함에 필요한 서류 및 상표등록증을 교부하여야 한다.

② 피고는 위 서류를 교부받음과 동시에 이 사건 병원에 대한 폐업신고를 이행한다.

[제3조(이전 후 사용금지)]

제1조에 기재된 서비스표는 제2조 기재의 날부터 피고가 사용하고 그 이후 원고는 어떠한 방법으로든 동종 또는 이와 유사한 상표를 사용하여서는 아니된다(다만, 피고는 2017. 8. 31.까지는 원고가 상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락한다).

[제7조(기타)]

② 원고와 피고는 향후 이 사건 병원과 관련된 민사상 상표권에 관한 소송, 손해배상 소송 및 형사 책임에 대한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한다.

(3) 한편, 이 사건 서비스표에 관하여 2017. 6. 30. 이 사건 양도계약을 원인으로 한 권리의 전부이전등록이 피고 앞으로 마쳐졌다.

2. 법원의 판단

서비스표의 무상양도계약에 대하여 원고는 피고가 '폐업신고'가 아닌 '휴업신고'를 함으로써 원고가 이 사건 서비스표를 사용하여 병원을 운영할 수 없는 궁박한 상태를 이용하려는 의도에서 체결되어 민법 104조의 불공정한 법률행위로서 무효이고, 민법 110조의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여서 이를 취소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양도계약 제7조 제2항은 원고가 피고에게 이 사건 서비스표에 관한 권리를 양도하면서 향후 이 사건 서비스표와 관련한 민사상 소송을 제기하지 않기로 정하고 있으므로, 위 약정내용은 이 사건 서비스표권에 관한 부제소합의에 해당한다. 나아가 부제소합의의 대상에는 그 부제소합의가 포함된 주된 계약인 이 사건 양도계약 전체의 무효․취소를 주장하는 이 사건 소도 포함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불공정한 법률행위로서 무효인지에 관하여, 동업계약 9조 '상호는 ‘아름다운사람 성형외과’로 하며, 향후 공동개원기간 중에 탈퇴를 원하는 자는 상호에 관한 권한을 포기한 것으로 본다.' 라고 하므로 원고는 ‘공동개원기간 중에 동업관계의 탈퇴를 원하여 사전통고를 한 자’로서 상호에 관한 권한을 포기한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원고의 이 사건 서비스표권의 이전은 정당한 권리자에게 귀속시키는 것에 불과하여 이 사건 양도계약에 따라 발생하는 급부와 반대급부 사이에 현저한 불균형이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

한편 원고가 피고의 이 사건 병원에 대한 휴업신고로 인해 예약환자들을 진료할 수 없게 되자 부득이 피고와 이 사건 양도계약을 체결하게 되었다고 볼 여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피고가 이 사건 병원을 휴업하여 원고의 이 사건 병원 운영에 타격을 입도록 하겠다는 등의 해악을 고지한 사정까지는 확인할 수 없다. 양도계약 전에도 이미 이 사건 서비스표에 관한 권리가 피고에게 귀속되어야 하는 것이었다고 보는 이상, 피고가 이 사건 병원에 관한 휴업신고를 함으로써 추구하려 한 이 사건 서비스표에 관한 권리의 취득이 정당하지 않은 이익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결국 이 사건 소는 이 사건 부제소합의를 위반하여 제기된 것으로서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한다.

정회목 변호사